2003년에 호평을 받았던 FINAL FANTASY XII 개발을 위해 Square Enix에 합류한 Naoki Hamaguchi는 FINAL FANTASY XIII 시리즈, MOBIUS FINAL FANTASY 등을 포함한 수많은 명작 Final Fantasy 타이틀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Hamaguchi는 또 다른 공동 디렉터인 Motomu Toriyama, 디렉터인 Tetsuya Nomura와 함께 Final Fantasy VII리메이크 의 공동 디렉터를 맡았으며,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 디자인과 프로그래밍을 이끌었습니다.
타이틀의 출시 직전까지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FINAL FANTASY VII REMAKE)는 단연코 가장 많은 기대를 받은 게임이었습니다. 역대 최고의 RPG라는 호평을 받고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고전을 개편한다는 것은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에 엄청난 부담을 안겼습니다. 막중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스퀘어 에닉스는 게임을 현대화하기 위한 대담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리뷰 사이트인 게임스팟(GameSpot)은 다음과 같이 평했습니다. ‘이 게임은 여러분의 머리가 기억하는 파이널 판타지 VII 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가슴이 기억하는 바로 그 게임입니다.’
스퀘어 에닉스에서 파이널 판타지 VII 원작의 정신을 유지하면서 그래픽, 전투 시스템 그리고 세계관을 리메이크한 방법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공동 디렉터인 나오키 하마구치(Naoki Hamaguchi)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하마구치는 스퀘어 에닉스가 게임 환경의 완성도를 높여서 보다 향상된 몰입감을 구현하고, 최고 수준의 비주얼 이펙트를 적용하고, 게임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었던 방법을 알려줍니다. 언리얼 엔진으로 이주하여 작업한 것이 팀의 성장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도 설명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는 원작의 정신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절묘한 균형을 맞춘 비결이 뭔가요?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공동 디렉터 나오키 하마구치: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게임 출시 후 플레이어들의 반응을 보니 리메이크에 기울인 노력에 부응하는 평가를 받아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는 원작 세계관과 서사로부터 영감만 받고 완전히 새로운 타이틀로 만들기보다는 원작 세계관과 서사의 오마주를 선보이면서도 게임 내 요소를 새롭고 현대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재해석했습니다. 덕분에 플레이어가 기억하는 원작의 이미지를 깨지 않으면서도 리메이크를 최신 방식으로 그려내고, 플레이어에게 ‘친숙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팀이 목표했던 리메이크를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고맙다는 플레이어들의 평가가 많았습니다. 개발팀이 이 타이틀에 쏟은 노력이 팬과 신규 플레이어 모두에게 통한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다양한 비주얼 덕분에 게임 환경은 가장 열정적인 팬의 상상보다도 세밀해졌습니다. 팀이 미드가르(Midgar) 도시를 정교하게 구현한 비결이 뭔가요?
하마구치: 재해석된 미드가르가 팬들로부터 인정을 받아 정말 뿌듯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 원작에서는 기술적 제약 때문에 고정된 스크린으로 세계를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원작에서는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배치된 지름길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캐릭터는 유지하면서 원작에서는 건너뛸 수 있었던 장소를 더욱 정교하게 제작하고자 했습니다. 덕분에 몰입감은 자연스럽게 높아졌고, 원작의 요소를 없애지 않으면서도 장소의 다양성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저희는 완전히 새로운 미드가르를 처음부터 만들거나, 단지 세계관을 빌린 느낌만 내는 것을 목표하지 않았습니다. 장소를 비롯해 원작의 모든 요소에 경의를 표하고, 적절한 최신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싶었습니다.
미드가르의 월 마켓(Wall Market) 유흥가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원작 출시 이후 23년간 많은 것이 변했고, 우리는 모든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도록 월 마켓 구역을 현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꿀벌의 집(Honeybee Inn)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 프랑스 물랑루즈 및 일본 풍자극에 영감을 받아서 이 장소를 댄스 배틀을 선보이는 화려한 공연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원작에 경의를 표하면서 게임과 세계관 전반에서 친숙하지만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어떻게 작업했는지 잘 보여줍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에는 더 현실적이면서도 여전히 스타일리쉬한 방식으로 원작의 땅딸막한 모습을 재해석한 멋진 캐릭터 모델이 있습니다. 팀은 어떤 반복작업으로 이런 캐릭터 모델을 구현했나요?
하마구치: 프로듀서인 요시노리 키타세(Yoshinori Kitase)와 디렉터인 테츠야 노무라가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팀에 합류해달라고 부탁했을 때, 이 리메이크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비주얼 퀄리티가 애니메이션 영화인 파이널 판타지 VII 어드벤트 칠드런(FINAL FANTASY VII ADVENT CHILDREN)이지만 게임 내에서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물리 기반 라이팅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시청자가 받는 인상은 라이팅 설정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완전히 포토리얼한 디자인이 목표는 아니었지만, 1번 마황로(Mako Reactor 1) 기차역에서 클라우드가 뛰어내리는 신을 디렉터인 노무라가 클라우드의 표현을 최종 승인하기 전까지 몇 번이고 다시 작업해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 신을 작업하면서 라이팅 방향성이 제대로 잡힌 덕분에 이후로는 대량 생산이 순조로워져서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파티클 이펙트, 블룸, 그리고 앰비언트 오클루전을 멋지게 사용하셨는데, 인상적인 포스트 프로세스 이펙트를 구현한 비결이 뭔가요?
하마구치: 이 타이틀에서는 언리얼 엔진의 렌더러를 프레임워크로 사용했지만, 비주얼 퀄리티와 성능 면에서 다른 타이틀보다 돋보이도록 라이트 프로브, 리플렉션, 라이트 굽기, 스키닝, 파티클, 포스트 이펙트, 톤 매핑, 그리고 물론 머티리얼과 라이팅도 많이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포스트 프로세스 이펙트 머티리얼을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모든 이미지 프로세싱은 셰이더를 직접 작성해서 구현했습니다. 게다가, 렌더링 경로 변경은 파티클 이펙트의 블러에 득이 됐습니다. 이펙트 에셋부터 전용 이미지 프로세싱까지 이동하는 렌더링 경로를 추가함으로써, 만화책의 속도선과 흡사하고 이펙트 디자이너가 제어할 수 있는 블러를 만들었습니다. 블룸 이펙트의 구현은 일반 이펙트와 비슷하지만, 글레어 요소를 일치시키고 글레어 및 블룸 요소와 결합하여 커널 모양이 계산됩니다. 글레어 커널은 사람 망막의 표준 측정값에 맞춰졌으며, 블룸 커널은 미 산란을 따릅니다.
또한, 앰비언트 오클루전은 사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물리적 정확도를 최대한 유지하도록 하면서 전체 해상도로 적용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프레임 위에 피드백 레이어를 구현하는 동시에 어그레시브 노이즈 제거 필터도 적용했습니다. 앰비언트 오클루전 계산은 구운 오클루전 또는 캡슐 섀도를 통해 비선형으로 병합됐고, 간접광 및 직사광 계산에서 복잡하게 사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언리얼 엔진의 강력한 성능만이 아니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지금까지 스퀘어 에닉스에서 쌓은 지식으로 엔진을 부드럽게 통합하고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이내믹 및 구운 라이팅을 결합하셨는데, 게임의 라이팅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나요?
하마구치: 라이팅의 경우, 스태틱 라이팅과 다이내믹 라이팅을 배치하는 방식을 명확하게 구분했습니다. 스태틱 라이팅은 프로세싱 부담이 낮은 대신 다이내믹 라이팅보다 퀄리티가 떨어지므로, 주로 강도가 낮거나 멀리 있는 라이트에 사용해서 앰비언트 라이팅을 대체했습니다.
다이내믹 라이팅은 프로세싱 부담이 커서 한꺼번에 많이 배치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특정 필드 요소의 텍스처 또는 3차원을 더 잘 보여주려는 영역으로 사용을 제한했습니다. 컷신 중에는 필드의 라이팅이나 프로브가 최고의 인상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컷신 중에는 기존 다이내믹 라이팅과 프로브를 줄이고, 해당 신의 시네마틱에만 다이내믹 라이팅을 적용합니다. 라이팅 팀이 배경과 컷신의 라이팅을 모두 조정하게 함으로써, 스태틱과 다이내믹 라이팅을 결합하면서도 둘 사이의 균형을 완벽하게 맞출 수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보케 뎁스 오브 필드의 시네마틱 사용과 오브젝트 당 모션 블러를 사용합니다. 이런 기술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하마구치: 이 타이틀에서는 많은 양의 반투명 파티클 이펙트가 계속 표시되므로, 뎁스 오브 필드 기반의 포스트 프로세스 이펙트를 사용했다면 화면이 단순한 카메라 이동에도 방해를 받았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뎁스 오브 필드 이펙트의 사용을 카메라와 에셋을 고정할 수 있는 컷신으로 제한했습니다.
모션 블러의 경우, 캐릭터의 조작감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완전히 제거하는 걸 망설였습니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는 정상적인 게임플레이 중에는 정상적인 모션 블러에서 카메라 이동을 빼서 차이를 두었으므로, 캐릭터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때만 만화책의 동작선을 연상시키는 블러가 나타납니다. 카메라 이동이 빠지는 양은 게임이 컷신에서 스위치인, 스위치아웃될 때마다 늘거나 줄어들어서 표준 시네마틱 블러에 끊김없이 연결됩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는 경험의 기반이 되는 피직스를 영리하게 사용합니다. 피직스는 액체가 흐르고, 옷이 흔들리고, 상자를 밀쳐지는 방식을 정의합니다. 이런 피직스를 어떻게 구현하셨나요?
하마구치: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에서는 세 개의 중요한 피직스 시뮬레이션이 사용되었습니다.
첫 번째 시뮬레이션은 PhysX를 활용했습니다. 이 시뮬레이션은 주로 배경의 리지드 바디에 사용되었고, 이런 피직스 에셋을 만드는 건 배경 아티스트입니다. 프로그래머가 복잡한 형태를 구축하는 걸 도울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배경 아티스트 혼자 끝낼 수 있으므로 엔진에 다른 기능을 추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두 번째 시뮬레이션은 VAT(Vertex Animation Texture)를 활용했습니다. DCC 툴로 버텍스당 애니메이션을 굽고, 런타임에서 리얼타임 머티리얼 애니메이션으로 재생됩니다. 이 방법은 주로 배경에 있는 유체 요소나 복잡한 리지드 바디에 쓰였고, 계속 움직이는 수많은 캐릭터를 애니메이팅할 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가 Houdini나 Maya로 시뮬레이션이나 애니메이션을 생성하면, 우리가 DCC 툴에서 Alembic 형식으로 드나듭니다. 마지막으로, Houdini에서 VAT로 내보냅니다. VAT는 실시간으로 시뮬레이팅되지 않으므로 낮은 비용으로 재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세 번째 시뮬레이션은 파이널 판타지 XV(FINAL FANTASY XV)에서 구현했던 Bonamik인데, 고급 기술 부서 덕분에 UE4로 통합되었습니다. Bonamik는 주로 캐릭터 관련 시뮬레이션에 사용되었습니다. 머리카락, 옷, 그리고 소프트바디 피직스에 많이 사용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제어하기가 쉽습니다. 우리는 위치 기반 다이내믹스를 핵심 알고리듬으로 사용했고, 표준 피직스 시뮬레이션으로는 어려웠을 시네마틱한 동작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일정한 프레임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PlayStation 4 및 PlayStation 4 Pro에서 고해상도로 멋진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비결이 뭔가요?
하마구치: 코어 활용을 최대화하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디자인 단계부터 멀티 스레드와 작업의 비동기화를 세심히 다뤘습니다.
멀티 스레드의 경우, 우리 디자인에서는 스레드 우선순위와 선호도(affinity) 마스크를 조정해서 CPU 클러스터를 인식했습니다. 프레임 속도는 게임 스레드(GameThread), 렌더링 스레드(RenderingThread) 및 RHI 스레드(RHI Thread) 순으로 영향을 받으므로, 하나의 코어에 전념하도록 선호도 마스크와 우선순위를 조정했습니다. 태스크 그래프는 위 세 스레드보다 아래에 위치하지만, 게임 스레드, 렌더링 스레드, 그리고 RHI 스레드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다른 스레드보다 위에 위치합니다. 또한, 서로 의존하는 작업 그룹에는 태스크 그래프(TaskGraph)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하나의 프레임에서 완료할 필요가 없는 작업은 스레드풀(ThreadPool)을 사용해서 CPU 애널라이저에서 90%가 넘는 최대 사용률을 달성하고자 했습니다.
리메이크는 실시간 액션에 전략적 계획을 접목한 새롭고 멋진 전투 시스템으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어쩌다 이런 전투 시스템을 만들게 된 건가요?
하마구치 : 원작 이후 훨씬 더 정교해진 그래픽 업데이트를 통해 전투와 필드 탐색 사이 경계를 제거하고 싶었고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것처럼 배틀 시스템을 통합했습니다. 하지만 실시간 액션 전투를 위해 원작의 전투 시스템을 완전히 무시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원작의 ATB(Action Time Battle) 전투 시스템에 경의를 표할 생각이었고, 전투 시스템이 새로우면서도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ATB를 실시간 전투로 진화시키고 싶었습니다.
실험을 위해 턴 기반 ATB와 실시간 액션을 병합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각 요소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의해서 장점만 끌어낼 방법을 궁리했습니다. 리메이크에서 전투의 기본은 ATB 전투 시스템입니다. 원작에서 ATB를 모아서 능력을 사용하는 단순한 콘셉트는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전투 액션은 플레이어가 ATB를 더 효율적으로 모을 수 있도록 돕거나 ATB 사용을 활용할 기회를 줍니다. 플레이어 기술을 짧게 터뜨려서 ATB 전투를 강화하는 게 전투 액션의 역할입니다. 원작의 ATB 전투 시스템 요소는 이렇게 이 전투 시스템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에는 버스트(stagger) 시스템, 공격 취소, 패링 등 새로운 전투 메커니즘이 여럿 도입되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메커니즘을 추가한 이유가 뭔가요?
하마구치: 메커니즘이 단순하면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게임플레이가 쉬워지지만, 너무 단순하면 전투 빈도를 고려했을 때 반복적으로 되는 걸 피할 수 없고, 플레이어가 쉽게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가지 핵심 요소인 액션과 전략을 기반으로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깊이를 제공할 요소를 신중하게 선택해서 구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버스트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적을 쓰러뜨릴 때, 높은 피해를 주는 커맨드만 계속 사용하는 반복적인 게임플레이를 피하고자 구현되었습니다. 버스트 게이지를 빨리 채울 수 있는 커맨드로 적을 몰아칠 수도 있고, 적의 체력이 낮을 때는 버스트 게이지를 노리기보다는 높은 피해를 주는 커맨드를 사용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버스트 게이지를 채우기 전에 적의 행동을 멈추는 커맨드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액션을 전략 요소와 연결하기 위해서 이렇게 사용하는 커맨드에 따라서 다양한 선택지가 생겨나도록 했습니다.
이 게임에는 여러 장단점이 있는 다양한 적이 등장합니다. 적은 어떻게 디자인하셨나요?
하마구치: 플레이어가 적을 물리치는 방식만 차별화하려고 했다면 일관된 규칙이 없고 게임플레이가 불확실해지는 위험이 있었을 겁니다. 저는 항상 그런 위험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 적의 디자인과 캐릭터부터 집중한 다음, 대략적인 전략 구상에 활용했습니다. 그후에는 번개에 약한 기계나 불에 약한 휴머노이드처럼 일반적이면서도 중요한 약점 규칙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전략이 비슷한 적만 늘어나는 데 그치므로, 플레이어가 적들의 방어를 뚫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적마다 게임플레이를 차별화하도록 밸런스를 조절하고, 변형을 생각했습니다.
각각의 장소에 적을 배치할 때마다, 반복적인 게임플레이를 피하고자 전투 신 구성에도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리미트 브레이크(limit break)와 공격이 정말 근사한데, 이런 고품질 애니메이션을 만든 비결이 뭔가요?
하마구치: 키프레임 애니메이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모션 캡처에만 의존하지 않고 애니메이터의 상상력과 미적 재능을 최대한 발휘했습니다. 물론 현실적이고 미세한 움직임이 필요한 부분은 수많은 모션 캡처 촬영으로 완성됐지만, 공격 액션처럼 게임 디자이너, 카메라 인력, 그리고 애니메이터가 협력해서 만든 부분도 있습니다. 다들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에 걸맞은 눈길을 끄는 액션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짜릿하고 매력적인 애니메이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서 소환수(Summon)는 항상 굉장하고, 시각적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리메이크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지만, 소환수가 전장에 남아있도록 해서 변화를 줬습니다. 이 디자인 변화를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하마구치: 파이널 판타지의 소환수는 전략에 기여하는 것만이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멋지게 보여야 하므로, 여러분이 좋아해주셔서 기쁩니다. 사실 원작처럼 플레이어가 모든 전투에서 자유롭게 소환수를 사용할 수는 없도록 한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소환수만 그런 건 아니지만,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사용했을 때의 장단점이 드러나도록 전투 시스템을 디자인해야 했습니다. 아니면 해당 메커니즘만 사용해도 매번 확실히 승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가 반복적이고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전투 디자인에 소환수를 넣을 때는 짜릿하고 특별한 경험으로 만드는 게 최우선순위이기도 했습니다. 소환수를 전투 중에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전략적 요소로 만드는 대신, 소환수가 가장 필요할 때 소환하는 게 더 기억에 남고 신날 거로 생각했습니다. 소환수가 전장에 남아서 돌아갈 때까지 플레이어를 도울 테니까요. 이 결정을 바탕으로 MP 소모도 0으로 줄이면서 소환수 소환에 필요한 조건을 좁혔습니다. 그 결과, 균형 잡힌 방식으로 전투 시스템에 소환수를 포함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첫 번째 시리즈인데, 왜 언리얼 엔진이 가장 적합했나요? 스퀘어 에닉스가 언리얼 엔진으로 킹덤 하츠 III(Kingdom Hearts III)을 개발했던 경험이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에 도움이 됐나요?
하마구치: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는 원래 외부 개발 파트너 기반 조직 구조로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2017년쯤에 품질을 향상하고 대량 생산 일정을 안정화하기 위해서 내부 개발 기반 조직 구조로 전환했지만, 많은 외부 파트너와 계속 협력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리메이크 개발을 위한 조직 구조를 고려하면, 내외부로 쌓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공용 엔진을 사용하는 게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게다가 킹덤 하츠 III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직원들이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개발에 합류한 덕분에 이미 쌓여있던 언리얼 엔진 전문 지식을 내부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은 개발 과정에서 발전에 도움이 됐습니다.
개발팀이 가장 좋아하는 언리얼 엔진 툴이나 기능이 있나요?
하마구치: 툴이나 기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면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AAA 파이널 판타지 타이틀을 개발할 때는 내부 개발 엔진을 사용하는 게 표준이었기 때문에 팀에 새 직원이 합류할 때마다 학습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언리얼 엔진은 어디서나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어서 이미 써본 직원이 많았습니다. 이는 학습 기간 단축으로 이어져서 개발 효율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마구치: 물론 봤습니다. 그래픽 품질은 현세대 소비자용 콘솔로는 구현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데모를 보면서 크리에이터로서 마음속에 새로운 창작의 불꽃이 일렁거리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흥분과 기대가 몸을 가득 채우는 기분이었습니다.
에픽게임즈 재팬의 타카유키 가와사키(Takayuki Kawasaki)를 비롯한 에픽 직원들과 긴밀히 협업하고 관계를 발전시켰던 기회도 개발팀에 있어서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언리얼 엔진 5 같은 강력한 게임 엔진이 게임 개발의 중심에서 계속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정보를 어디서 더 찾을 수 있나요?
하마구치: 아시다시피 프로젝트의 차기작을 개발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더 알려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우리 Twitter를 팔로우하거나 공식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